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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22) 황현필의 왜곡된 박정희 경제개발 진보론과 광주·전남 통합 시도에서 놓친 것 - 민주노총의 ‘광주·전남특별시법안’ 즉각 폐기 성명서에 부쳐

최자영 | 입력 : 2026/01/24 [23:48]

노동자의 희생 위에 이루어진 박정희의 재벌 중심 경제개발은 진보 아니다
광주·전남특별시법안 초안의 노동권 훼손 독소조항에 대한 의혹
정당 통합 제안에서 청와대는 애써 비켜 가고 정청래만 두들겨 패는 최고위원들
이재명이 하면 ‘신의 한수’, 정청래가 하면 ‘독단, 사퇴 요구’?

1.22일 민주당 대표 정청래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조국)혁신당의 합당을 제의했다가 다소간 질곡에 처했다. 오전 9:30분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소집할 때까지도 최고위원들은 합당 관련 언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언주, 강득구, 황명선)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정청래 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합당 관련한 정청래의 행보가 청와대와 교감하에 이루어진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새 정무수석 홍익표가 “합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론”, “정 대표로부터 기자회견 내용을 사전에 연락받았다”,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지켜보겠다”고 했다.(한겨레, 2006.1.23.)

정청래는 청와대와 교감하고 또 사전에 조국혁신당 측에 타진했다고 한다. 반발한 최고위원들은, 딱히 합당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을 들고 나왔다. 당원을 무시하고 최고위원에게도 알리지 않고 왜 기자회견부터 했나 하는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합당 지지 여부를 떠나 상의하달의 왜곡된 절차에 대해서 최고위원 3명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는데, 절차 관련한 이들의 이의제기가 선택적이라는 사실이다. 그 같은 왜곡된 절차가 광주·전남 통합 시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지만, 거기에 대해서 이들 최고위원 3명은 침묵했다.

청와대는 광주와 전남 지역단체장, 광주·전남 국회의원 10명 등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하며 지역과 단체장 통합을 종용하고, 2월 말 국회 입법하고, 6월 지역단체장 선거에서 강행하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지역 주민은 의사의 표시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정책의 설득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래도 구색을 갖추겠다고 지역주민의 뜻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었다고 한다. 거기에 참석한 이들은, 지도자 몇 명이 나와 이미 정해진 답을 홍보하는 자리더라는 소감을 댓글로 남겼다.

절차 문제가 불거지자, 정청래는 미리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뜻을 모으고 토론하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징후가 있다. 청와대는 한편으로, 궁극적으로 당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의 지론”, “잘되기를 바란다” 등의 발언을 통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절차를 무시하더라도 합당을 강행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청래의 양당 합당 제안 방식은 정확하게 이재명의 일방적인 광주·전남 통합 시도의 방식을 닮았다.

둘째 문제는,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정청래가 독주한 것으로 나무라고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그 화살을 애써 이재명에게로 돌리려고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청래의 양당 합당 제안이 청와대와의 교감을 거쳐 나온 것이라는 정황이 농후한데도, 정청래가 독단한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이들 지지자도, 최고위원 3명처럼, 이재명이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광주·전남 통합 시도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이들에게 이재명의 독주는 “신의 한수, 통 큰 정치”, 정청래가 하면 “독재, 독단, 사과하라”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성급한 합당 제의는 ‘통합’ 좋아하는 대통령 이재명의 노선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광주·전남 통합을, 번갯불에 콩 볶듯이, 2월 중으로 국회 입법 통과시키고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내자고 하는 것이 그러하다. 여기에 정작 당원의 뜻, 이해당사자인 지역주민의 뜻이, 각기 생략되고,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이재명의 지론이 윤곽을 드러낸다. 그는 지역을 통합하고, 당을 통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대신 검찰에게 보완수사권을 어떤 식으로든 남겨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것은 검찰 출신 봉욱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앉히고, 기존 검찰조직을 비호하는 것으로 회자하는 정성호를 법무부장관으로 앉힌 의도와 일면 상통한다.

봉욱이 중심이 되어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너울을 쓰고 입법 고시된 정부안이 전보다 더 강한 검찰권력을 연출하고 있다는 사실도 크게 놀랄 일이 아닌 것도 같다. 민활한 이재명이 그 같은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늠 못 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 고시 검찰개혁안은 기소를 맡을 공소청이 강력한 중앙집권적, 단일체계의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검찰총장을 그래도 두고, 대공소청, 고등공소청, 지방공소청 등을 검찰총장이 수장이 되어 총괄하도록 한 것이 그러하다. 또 검찰의 수사권을 다소간 넘겨받을 중수청에는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을 분리하는 이중구조를 도입하도록 했다고 한다. 수사사법관이란 기존의 검찰보다 더 막강한 기능을 갖는 것으로서, 수사와 판사의 기능을 포괄한 것이다.

검찰 출신 봉욱 민정수석이 내놓은 권력집중 구조의 설계는 이재명의 ‘통합’ 일변도의 노선과 일면 상통하는 점이 없지 않다. 광주·전남 통합,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등이 다소간 그 같은 방향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통합의 기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호를 내건 이재명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등용한다는 방침과도 맞물린다. 현재로서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이혜훈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밀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다소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재명이, 검찰개혁 관련하여, “명분에 매달려 혼란 가중시키는 건 개혁이 아니다”란 발언을 했다.(한겨레, 2026.1.23.) ‘명분’이란 주로 내용 없는 형식을 뜻하는 것이다. 권력의 오남용으로 점철된 검찰권력을 결사코 제한하려는 이 마당에, 그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박탈 요구을 두고 왜 ‘명분’이라고 폄훼하는 것인지가 난해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이재명이 개혁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혼란의 가중을 회피한다는 점이다.

‘모두의 대통령’을 지향하는 이재명의 이 같이 어정쩡한 행보가, 혹여 탐할 수 있는 연임의 가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개혁의 고삐를 늦추고, 천재일우 맞이한 기회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내란 청산과 검찰개혁이 시급한 마당에 지역 통합과 정당 통합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주의를 흩트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그러하다.

사실과 무관하게 2% 지지율로 회자하는 (조국)혁신당과의 정당 간 통합이 6월 지방선거에 얼마나 유리한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없잖다. 이것은 우선 지방선거보다는 통합이라는 기치 하에 권력 구조의 획일화를 추구하는 현 이재명 정부의 큰 그림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 어떤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당장 2월에 입법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낸다는 막무가내식 졸속 처리는 상식적인 것이라 보기 어렵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절차를 생략하고 훼손한다면, 그 같은 원칙의 붕괴는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도 상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합당 제안 발표가 있기 이틀 전, 정정래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이재명이 그에게, “반명(이재명 반대)입니까?”라고 농 섞인 질문을 했고, 정청래가, “아닙니다. 친명이고 친청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회자한다. 그 이틀 후 정청래가, 최고위원들에게도 귀띔하지 않은 가운데, 전격 양당 합당 제안의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28명이 정청래를 향해, “대통령 팔지 말고, 독단적 합당 중단하라”고 했다 한다. 그러나 정청래가 대통령을 파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대통령이 정청래를 떠밀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실 정청래 개인으로 보자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자신의 경쟁자를 집안으로 들이는 것이고,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라, 자진하여 나설 리 없다는 점도 청와대와의 교감론에 힘을 싣게 한다.(한겨레, 2026.1.23.)

다만, 그 과정에서 정창래는 집토끼를 후순위로 하고, 상의하달, 청와대의 뜻에 부화내동한 험의를 피해갈 수가 없다. 청와대가 합당 관련 운을 띄웠다 하더라도, 정청래는 원칙으로서의 절차를 지켜야만 했다. 지금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은 얼마든지 재현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명색이 다수당이면서 그 정책이 최소한의 합리적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친명’이란 ‘프리 패스(무제한 통과)’를 달고 질주하는 행색이다. 당원을 존중하여 1인1표를 주창하는 정청래로서는, 이번 ‘깜짝쇼’의 기자회견은 치명적인 자기모순을 노정했다. 원칙이 무너지면, 조만간에 물 새고, 흔들리고, 급기야 공염불로 귀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한 “광주시민 설명 만민공동회”가 열린다고 한다. 거기에 황현필(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이 사회를 본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전한길이 종횡무진 광장을 휩쓸고 다닐 때, 황현필은 그에 맞대응하여 반론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명칭이 “만민공동회”라고 하나, 이미 방향이 정해진 행정통합을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하는 자리이다.

황현필이 쓴 “진보를 위한 역사”(부제: 진짜 진보의 지침서 & 가짜 극우의 계몽서)에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독재권력을 강화했으나, 한편으로 친일파를 등용한 점에서 보수적이고, 다른 한편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한 점에서 박정희만큼 진보적인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황현필의 박정희론은 두 가지 점에서 재고를 요한다. 첫째, 독재자인 박정희를 두고 보수, 진보의 틀을 들이댄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점이다. 독재자라 함은 권력 구조적으로 민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했다는 뜻이다. 반면, 보수, 진보는 개인의 가치관, 성향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이 의사결정 방식으로서의 독재, 민주 등과 맞물리는 맥락의 담론이 아니다.

둘째, 황현필은 박정희가 경제개발을 한 점에서 진보라고 했으나, 그렇지 않다. 그의 개발경제는 재벌을 키우고 노동자의 권익을 철저하게 희생시킨 점에서 결코 진보로 평가받을 수가 없다. 오히려 친일파를 등용한 것처럼, 가진 자, 재벌을 키웠고, 급기야 오늘날 극심한 빈부 격차의 사회적 문제를 초래한 점에서 극단의 보수주의자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현 정부에서, 지역단체장을 광역으로 통합하는데, 많게는 40조의 돈을 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5극3특 광역경제개발단위, 각종 중앙권력과 재정의 이전, 정부 재정의 20조 혹은 40조 투입 등, 그 무엇이거나 간에, 지역단체장을 통합해야만 비로소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풀리는 돈이 많아지고 더 큰 권력이 지역으로 이전될수록, 지역자치단체 주민들이 그 용도와 시행과정에 대해 두 눈을 크게 뜨고 감시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경제단위의 광역화는 지역단체의 통합이 아니라, 지역자치권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호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단체장의 통합은 지역을, 중앙의 일방적, 관료적, 획일적 지배에 적합한 ‘순둥이’로 만드는 첩경이다. 주민의 뜻을 일단 접어두고, 단체장, 국회의원을 동원하여 국회 입법을 통해 전격적으로 지역단체장 광역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말만 자치단체이지, 실제로 자치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상의하달 형식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 같은 상의하달 구조에서, 명색이 ‘자치’한다고 하는 주민이 겉도는 것같이, 40조 원 재정도 주민이 개입하고 감독할 수 없는 형식으로 운용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주민의 자치와 감시가 전제되지 않은 재정의 투입은 박정희식 개발독재에서처럼, 그 경제적 상승효과(시너지)에서의 불평등 배분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중앙권력이나, 중간권력이나, 국민, 시민, 주민의 감시가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 난다.

민주노총이 “투자·특혜 위해 노동권 내던지는 ‘광주·전남특별시법안’ 즉각 폐기하라”는 성명서를 냈다.(2026.1.19.) 성명서 부제는, “외투(외국인투자)기업 특혜 지원 용인, 외투기업 노동자 근로기준 하향 및 고용·노동조건 침해의 막무가내 특별시를 만들 셈인가”이다.

이는 지난 1.15일 광주시와 전남도가 ‘(가칭)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광주·전남특별시법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6.3일 지방선거에서 통합선거를 통해 새 특별시장을 선출하고 7.1일부터 ‘광주·전남특별시’를 출범시킨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312개 조문으로 구성된 이 초안에 독소조항이 있다고 본다. 특별시가 이른바 투자 유치를 명목으로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앙정부 기준보다 상향하게 할 수 있다거나, 특별시 역내의 외국인투자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에 대해 일부 근로기준법 조항의 적용을 유보한다거나,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하거나 파견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 그야말로 막무가내라는 것이다.

박정희가 경제개발을 빌미로 독재정치와 재벌 중심의 경제를 구사한 것은 오늘 5극3특의 경제적 상승효과를 빌미로 지역민의 의사를 헤아리지 않고, 광주·전남 통합을 강행하려는 현 정부의 행태와 다소간에 닮았다. 인적 통합도 강제로 할 수 없는 것이지만, 권력 구조의 통합은 자치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애초에 삼가야 하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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