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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29) 급기야 지역자치의 장송곡 울려 퍼지다, 주민투표 수용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뜻이 확고했다고 전하는 국힘당

최자영 | 입력 : 2026/02/28 [21:41]

합심하여 졸속 행정통합 추진하는 여야 눈앞에 허깨비 같은 주민
여야 막론하고 지역 의회가 중앙 국회 및 정당에 종속
민주당이 막아서 대구⸱경북 여론조사 안 했다고 하는 국힘당
언제부터 민주당 말 그렇게 잘 들었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관련하여, 국회의 국힘당 원내지도부 관계자가 “애초 우리(국힘당)가 요구한 통합 찬반 주민투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 확고해서 주민투표 없이 통합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한겨레, 2026.2.27.)

대구⸱경북에서 국민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민주당에서 반대해서 하지 않게 되었고, 시⸱도 지역 의회 의원들 투표로 끝냈다는 뜻이다. 이런 국힘당의 둘러대기는 국힘당을 면피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야가 합심하여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2.25일 대구⸱경북 시⸱도의회에서 통합반대 의견으로 내부 충돌이 일었다. 이때 주호영(국힘당, 대구 수성갑)이 “지도부 중에 누가 반대했는지 밝혀달라”, “이 지역의 당 지도부가 있다면 그 책임은 엄중할 것”이라고 했고, 송언석(국힘당, 경북 김천)은 “민주당에 대구⸱경북 지역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넣어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한겨레, 2026.2.25.)

주호영은, 그 자신 주민투표는 염두에도 없을 뿐 아니라,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주호영에게는 의회가 공론의 장이 아니라, 중앙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해야 하는 거수기로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송언석도 주호영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오십보백보이다. 주민투표 여부를 왜 민주당에 묻나 하는 점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런 입지는 두 가지 자가당착의 모순을 지닌 것이다. 하나는, 언제부터 국힘당이 민주당에 의견을 물어서 그 말대로 따라 하게 되었나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지역 행정단체 일을 왜 중앙 국회의 당에 묻는가 하는 것이다.

송언석은 주호영과 같이, 지역 의회를 중앙의 국회와 정당에 종속시켜 버렸다. 중앙이 지역을, 지역자치의 지위가 아니라, 종속적 지위에 둔 것이다. 거기다가 민주당은, 국힘당 원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주민투표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견지했다.

여기서 민주당과 국힘당은 다 같이 지역주민은 물론, 지역 의회조차도 중앙 국회에서 그들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거나, 그래야만 된다고 보는 것이 중명되었다. 행정통합과정이 이러할진대, 통합 이후의 ‘5극 3특’ 추진과정에서 지역의 중앙 종속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청와대, 행정부 및 여야를 막론한 국회가 행정통합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주민투표를 원천 배제하고 지역 의회를 동원하여 중앙 국회의 들러리로 세운다, 둘째, 중앙이 그리는 ‘5극 3특’의 구도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사리, 당리당략,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것으로 매도한다, 셋째, 20조 정부 보조의 특혜는 행정통합한 지역에만 준다는 것이다.

위 첫째, 국힘당 추경호는 물론 다수 민주당, 행정부, 청와대가 주민투표를 원천 배제하는 곳에 지역주민은 설 자리가 없다. 김경수(지방시대위원장)는 부산에 와서, “돈 드는 주민투표를 왜 하냐, 여론조사하고, 의회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여당 법사위원장 추미애도 통합에 지지부진한 지역단체를 힐난하고 통합을 종용하고 나섰는데, 그 종용 대상 또한 주민이 아니라, 지역 의회이다.

이재명도 대구⸱경북, 대전⸱충남 의회에서 분란이 일자, 한 발자국 물러나는 시늉을 하면서, “대체로라도 뜻이 모아져야 되는 것”, “통합을 강행하고 싶지는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때 이재명이 말하는 “대체의 뜻”이란 주민의, 혹은 주민투표를 통한 뜻이 아니라, 지역 의회를 주체로 한 뜻을 말한 것이었다.

이것은 지역단체장을 뽑는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주민들이 뽑은 시장, 도지사, 지역 의회 위원들이 중앙 행정부, 중앙 국회에 부화뇌동하고, 주민을 거지발싸개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다. 주민이 뽑은 지역단체장이 주민을 태무시하는 것은, 국민이 뽑은 국회, 대통령이 주민투표, 국민투표를 무시하고 독주하는 것과 같다.

인물 및 정책에 대한 주민(국민)들의 신임투표 제도 없이는 이런 독주를 막을 수가 없다. 독주를 막을 수 없다면, 자신이 뽑아놓은 이들의 종이 되는 것이다. 임기를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른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정책에 대해 간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국가에서 명색이 주권자면서, 주권자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책에 의한 피해를 왜 감수하고 있어야 하나.

위 둘째, 중앙 정부에서 추구하는 ‘5극 3특’의 전략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 사리, 당리당략,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것이라고 한다면, 빈대로 ‘5극 3특’에 찬성만 하면, 공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말이 된다.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극 3특’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리, 당리당략,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재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누더기가 된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 통합의 선례가 산 증거이다. 그래서 주민의 결정과 감시가 필요하다.

그러나, 통합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주민은 정책 추진과정에도 간여할 수 없고, 어떤 떡이 생겨도 그 결실의 분배에 대한 의견을 낼 수도 없다. 가난한 이를 위해 아파한다고 하나, 그 이재명이 영원히 곁에서 봐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그 통합이 싫어도, 자발적으로 해체할 수도 없다.

곽현근 교수(대전대 행정학과)는 유럽 선진국에서 이미 한물간 통합이 아니라, 지역단체 간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영국 등 선진국은 주민의 목소리를 약화시키고 자치권을 상실시키는 행정통합 대신, 협력 구조를 채택했다. 영국의 균형발전 담론은 ‘제2의 런던’이 아니었다.(굿모닝충청, 2025.12.24.)

초광역 경제 수요는 인정하되, 행정구조를 하나로 합치지는 않는다. 그레이터 맨체스터를 비롯해 리버풀, 웨스트미들랜즈, 웨스트요크셔 등 여러 대도시권은 교통·주택·산업·고용 정책을 공동으로 다루지만, 각 지방정부의 자치권과 정치적 대표성은 그대로 유지한다. 기능은 함께 협력해서 처리하되 권력은 하나로 모으지 않는 방식이다.

다시 곽현근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는 언제나 비슷한 언어로 시작된다. 지역내 총생산(GRDP)이 커지고, 경제 규모가 확대되며, 초광역경제권 경쟁에서 유리해진다는 주장이다. 숫자는 단순함을 가장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이 논리는 한 가지 질문을 애써 비켜 간다. 경제의 크기가 커지면,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실제로 나아지는가의 질문이다. 이 질문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뼈아프게 마주한 나라가 있는데, 그것이 영국이라고 한다.

위 셋째, 당근으로, 정부가 20조 정부 보조의 특혜를 행정통합한 지역에만 준다고 한다. 그러자 돈 때문에 난리가 났다. 한편으로, 통합 못 하면, 돈 못 받을까 조바심하고 노심초사해서 통합을 서두르는 것, 다른 한편에 통합을 늧추는 지역자치단체장들에게 정부 돈 못 받아 본 손해를 물어내라고 야단치는 것이다.

주민의 뜻을 배제한 행정통합은, 어떤 폐단이 속출해도 주민들이 다시 원상 복구하여 해체할 수가 없다. 통합도 남의 뜻대로이고, 해체도 스스로 못하는 주민(국민)은 종살이하는 것이지, 결코 주인이 아니다. 그 통합을 강행하기 위해, 주민의 뜻을 원천 배제하고, 지역 의회를 중앙에 종속시키는 것은 현행 자치법을 위배한 것이다. 중앙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지역 간 교부금을 달리 책정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근원적으로 거스르는바, 위헌, 위법 소지가 다분한 행정이다.

이로써 이재명이 말하는 ‘국민주권’은 수사(헛소리)가 된다.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는 이재명의 구호는 “국민은 언제나 정치가 뒤에 오는 것”을 뜻한다. 그의 사전에는 주민(국민)이 아니라 의회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민(국민)은 그 뒤를 따르는 수동적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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