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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35) 위헌의 의료인 형사면책 입법이 아니라 의사 증원하고, 병원 밖 자가(자연)치유에 건강보험급여 혜택 적용해야

| 입력 : 2026/04/10 [20:10]

OECD에 따르면 한국에는 1차의료가 없다
1차의료란 병원 밖 보건, 간호 위주의 자가(자연)치유 중심
1차의료는 1차 ‘기관(병원)’과 동의어가 아니다
보건 양호(예방의학) 영역 확대로 의사 및 병원 역할 줄여야
영국, 일본 등은 자가(자연) 치유에도 건강보험(개호[介護]보험) 급여 혜택
영국 등 유럽은 간호사가 독립 자영업 가능

『나는 행복한 내과 의사입니다』의 저자 이정호에 따르면, 한국 상급병원 의사가 진료하는 환자 수는 선진국 대비 10배 이상, 즉 선진국이 15명이면, 한국은 150명 이상이다. 그래서 진료의 질이 낮아지고, 몇 달 기다려 ‘1분 진료’를 받고, 꼼꼼한 진료가 불가하고, 장기(위급, 중증) 환자 중심 기능으로 인해 경미한 증상 모니터링(정기관리 기능)에는 치중할 수가 없어 돌연사 위험(심근경색 예방 소홀 등)이 는다고 한다.

이정호는, 부실한 진료는 환자의 피해로 귀결되는바, 그 원인이 강제로 지정되는 저렴한 의료수가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당장에 의료수가가 높아진다고 해서 의사가 진료하는 환자 수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의료수가와 무관하게, 우선 환자 수만큼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환자 대비 의사 수의 부족은 부실 진료 및 주의의무 방기를 낳고, 주의의무 방기는 의료사고 빈발로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으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데, 의사 집단이 쌍수를 들고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 책임을 면하기 위한 특례법 제정을 간단없이 요구해 왔다.

지난 2월, 의료인 형사면책특례법(김윤 의원 발의)이 발의된 다음, 일사천리로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당시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를 통과하더니, 한 달여 만인 3.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했다. 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의사 증원 하는 대신 의사 형사면책특례 입법을 해 주겠노라고 노래처럼 외더니, 현 이재명 정부하에서 마침내 그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 의사들은 세상에 유례없는 행태를 두 가지 연출하고 있다. 하나는 의사 증원을 극구 반대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의사 형사면책특례 입법을 요구하는 것이다. ‘행복한 내과 의사 이정호’가 전하는바, (상급병원) 의사가 진료하는 환자 수가 선진국이 15명이면, 한국은 150명 이상으로 선진국 10배 이상이다. 그런데 한국의사들은 여전히 의사 수가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고, 또 ‘1분 진료’에 따른 주의의무의 방기와, 그에 따라 불 보듯 뻔한 의료사고 발생빈도의 증가에 따른 질곡을 형사면책특례로 모면하고자 하는 것이다.

마땅한 도리로 말하자면, 의사들은, 형사면책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의사 수를 증원하여 주의의무를 강화하고 의료사고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 의사 집단은 반대로 한다. 의사 증원에는 반대하고, 의료사고 시 형사면책특례 입법에 천착하는 것이다.

이렇듯 거꾸로 가는 한국 의사 집단의 어깃장은 수요자(환자)를 배제한 공급자(의사) 위주의 이해를 근저에 깔고 있다. 의료의 본래 목적인 환자의 질병 치료가 아니라, 치료하는 의사들의 안전과 수익이 우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행복한 내과 의사 이정호’는 한국 의료계가 봉착한 질곡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1차, 2차, 3차 의료 기관 간 전달체계가 원활하지 못하여, 상급병원 쏠림 및 1차(동네)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의 붕괴가 발생하는 것, 둘째.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의사가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리게 되고, 환자를 확보한 상급 의료기관은 수익상 목적으로 1차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회송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정호의 이해에 따르면, 결국 이 같은 질곡은, 그 원인이, 병원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데 있는 것이고, 낮은 의료수가는 이에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동인이 된다. 이 같은 시각에는 의사와 병원 중심의 이해가 중심에 서고, 정작 질병 당사자인 환자(수요자) 자체는 실종되고 없다. 환자는 의사와 병원 수익 사업의 대상으로 객체화된 것이다.

의료수요자 환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문제는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위 첫째, 1차, 2차, 3차 의료 기관 간 의료전달체계가 원활하지 못한 것은 ‘1차 의료’가 한국에에서는 제대로 정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차 의료’의 개념을 ‘1차 의료기관’과 동일시하고, 1, 2, 3차 의료기관을 병원의 크기에 따라서 구분하게 되면, 이들은 서로 특화된 의료 기능상 차이가 없이 동질화되게 된다.

결국 1차 의료란, ‘기관’과 무관하며, 동네 ‘병원’에 의지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병원에서 진단이 나면, 그다음엔 병원을 벗어난 보건, 간호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초기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간호하는 것이다. 만성질환도 그 관리가 반드시 병원 및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1, 2, 3차 의료란 병원의 크기에 따른 ‘기관’의 구분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상의 구분이다. 1차 의료는 보건 양호(자연치유), 2차 의료는 약물, 3차 의료는 수술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1차 의료는 간호사의 양호와 환자 자신의 자연치유력이 중심이 되고, 여기에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주어진다. 간호사는 개인 개업하고, 병원과 무관하게 환자와 직거래하고,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된다. 영국, 핀란드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병원과 무관하게, 개인에게 질병 치유를 위한 보상금이 지급된다. 개인은, 의사가 처방하는 약 대신, 맛있는 음식(식이요법)을 사서 먹고 병을 낫게 할 수도 있고, 신선한 산림(산림욕)을 찾아 맑은 공기 마시며 건강을 회복할 수도 있다.

병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보건 양호는 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의 수효를 줄이게 된다. 한국에서 병원에 환자가 차고 넘치는 것은 병원을 통해서만 건강보험 급여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단계 발병 후 병원을 찾고, 투약, 수술 등을 통해서만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초기 단계에서 질병의 심화를 방지하는 예방의학, 혹은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보다 식이요법이나 자연치유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적용한다면, 구태여 지금같이 많은 이들이 병원으로 모여들지 않을 것이다.

1차 의료가 전체 의료의 90%에 이른다고 하는 영국에서는 간호사가 의사나 병원에 예속되어 있지 않고, 개인 개업이 가능하다. 이는 보건 양호가 의료와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는 제도적 장치에 기인한다. 영국에서는 치료하는 의사보다 오히려 간호사 중심의 보건 양호 등 예방의료 중심이다. 1인당 의사 수로 보면, 영국보다 미국과 서독이 각각 60%, 85%가 많지만, 간호사 수는 미국과 서독이 영국보다 30%가 더 적다. 이것은, 영국의 NHS(국가보건체제: 원칙적으로 병원을 무료로 개방하고, 의사는 국가 공무원으로 봉급제) 제도가 간호의 중요성(혹은 치료와 간호 간 균형)을 강조하고 있음을 뜻한다.

영국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들은 국가에서 국비로 책임보험을 들어준다. 인체를 다루는 모든 직업은 책임보험 가입을 필수로 한다. 그리고 일단 발생한 의료사고에는 무조건 보상하는 ‘무과실 보상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참고로, 영국 의료정책은 전국에 획일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별로 고유한 의료정책이 입안되며, 영국은 별도의 의료구역이 행정구역과 달리 설정되어 있다.

‘행복한 내과 의사 이정호’가 꼽은 둘째 문제는, 의사들이 받는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의사가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진단의 근저에는 의료 및 병원의 역할을 수익성과 연계시키는 셈법을 깔고 있다.

그러나 한국 의료계의 문제는 의료수가만 올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고질적 문제인 과잉진료는 의료수가와 무관하게, 다다익선의 수익을 추구하는 의사와 병원의 생리에서 파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원적 대책은 영리적 의료를 배제하는 것,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금지함으로써, 의료 행위와 수익의 관계를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영국의 의료체계(NHS)는 단일보험자방식(Single-Payer System)인데, 정부가 단일 보험자로서 전국민을 단일 의료보험조직에 가입시키고, 조세로 이루어진 재원을 이용해서 국민 개인의 소득 및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저비용 혹은 무료로 일정 종류(경상진료)의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의료비를 지불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수익을 목적으로 한 과잉진료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의 다수 국가는 공공병원 체제로서, 경상진료의 경우 병원을 무료로 이용한다.(참고로, 영국 NHS 제도하에서 유일하고도 명백한 단점으로 나타나고 있는바, 특히 민간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환자들은 대기환자를 앞질러 입원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불공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은 범국민보험 체제가 아니며, 의료비를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시장구조와 자유경쟁을 통해 의료비 억제를 유도한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민간의료보험으로, 고용기반방식(Employment-based System)을 취하며, 고용주가 직원들의 의료보험을 부가급여 형태로 가입시킨다. 그 외 다종다양한 민간의료보험이 있고,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국민은 10% 정도로 추산된다. 다른 하나는, 고용기반방식의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실업상태의 저소득층가정을 위한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65세 이상 은퇴한 노인들에 대비한 메디케어 프로그램, 그리고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주정부 어린이 의료프로그램(State Children’s Health Program)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노령자(장애인 약자 포함)를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Medicare)에서는 현재 예상정액지불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국민의 13%가 이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빅터 푹스(Victor Fuchs)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이 혼합된 의료공급 시스템은 정치인들의 비호 아래 소수를 부유하게 하는 데는 놀랍게도 잘 설계된 것이지만, 건강을 개선하거나 유지하는 데는 끔찍한 제도이다.(출처: 앵거스 디턴[Angus Deaton], 『좋은 경제학 나쁜 경제학[Economics in America: an immigrant economist explores the land of inequality]』, 안현실, 정성철 옮김, [한국경제신문, 2024], 69~70.)

한국의 경우가 바로 푹스가 말하는 “정부와 민간이 혼합된 의료공급 시스템”에 속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한국의 의료공급체제는 영국과 같이 단일보험자방식으로 분류되지만, 영국과 달리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높다. 푹스가 말하는 바의, 전형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혼합된 의료공급 시스템이다. 이 같은 한국의 의료공급체제는 국비로 운영되는 영국(NHS)과도 다르고, 시장과 자유경쟁에 입각한 미국과도 다르다.

한국의 의료체제는 정치권력의 비호 아래 소수를 부유하게 하거나 그 이해관계에 부응하게 만드는 데 이용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 의사 집단이, 한편으로. 의사 수 증원에 극구 반대하고, 다른 한편으로, 형사면책특례법을 통해 배타적인 특수계급을 지향하는 것도 공급자인 의사집단과 정치권력이 결탁한 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창설(2012)되어 지금까지 약 13년째 운영되고 있는 한국의료조정중재원도 정부권력이 의료공급자(의사)의 이해에 부응한 기관으로서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감정 및 조정, 중재 등을 배타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전문지식을 가진 모든 의사들이 감정서 혹은 의견서를 낼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환자)는 조정중재원이 발부한 독점의 1개 감정서가 아니라, 복수 감정서를 가지고 서로 비교하고 다툴 수 있어야 한다.

‘행복한 내과 의사 이정호’는 의료수가를 10배 올려야 한다고 했으나, 한국 의료계의 질곡은 의료수가를 인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의사와 병원(공급자)의 수익 중심을 환자(수요자)중심으로, 치료 중심에서 보건 양호 및 자연치유로 바꾸는 동시에, 보건 양호의 간호사의 영역을 병원 및 의사로부터 독립시킬 필요가 있다.

의사에 대해서는, 의사가 자의로 가능한 한 수익을 추구하도록 방임할 것이 아니라, 봉급제 혹은 준봉급제(독일과 같이 개업의에 대해 일정수준 이상의 수익은 세금으로 환수)로 그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가 초래하는 ‘1분 진료’ 등, 수익 추구에 따른 부실 진료를 막는 방안으로서는, 1차 진료기관에 대해서는 인두제(등록된 환자 수에 따라 두당 일정 보수를 관리하는 의사에게 지급)를, 2차 진료기관에 대해서는 총액계약제를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인두제로 하면, 1차(동네) 의료기관이 수익을 목적으로 환자를 억지로 붙들어둘 필요가 없게 된다. 한편으로, 보건 양호 중심의 자가 혹은 자연치유로 전환한다 해도 동네 병원의 수익에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고, 또 병원에서 투약 처방해도 수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약물에 대한 과다처방도 없어질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동네 병원에서 2차, 3차 기관으로 환자 후송도 1차 기관(동네 병원)의 수익을 해치지 않게 되고, 3차 기관 병원에서 동네 병원으로 환자를 되돌려보내지 않아도 동네 병원이 손해 볼 일이 없게 된다. 여기서 언급한 1차 기관, 2차 기관, 3차 기관으로서의 ‘기관’의 개념은, 1차(보건 양호), 2차(약물 치료), 3차(수술 치료) ‘의료’의 개념과는 구분하여 사용한 것이다.

‘1분 진료’가 없어지도록, 환자 수에 비례하여 의사 수를 증원하고, 의사의 주의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의사의 주의의무 태만을 조장하고 환자를 무방비의 사각지대로 몰아갈 것이 명약관화한 데다, 세상에 달리 유례 또한 없는 형사면책특례를 허용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중처벌 하도록 입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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