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TF(특수임무단)가 만든 정부 입법안은 대통령 이재명의 뜻이었다
총리실 TF의 검찰개혁 정부법안은 위헌이므로 무효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노리는 대통령 이재명의 ‘자기 정치’
국회 검찰개혁안을 ‘초가삼간 불태우려는 것’으로 폄훼
지난 주말(2.7일) 대통령 이재명이 급기야 개진한 의견을 두고 설왕설래한다. 검찰개혁을 두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 “핀셋(나쁜 사람만 추려내기) 개혁 하자”는 의견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지부진한 검찰개혁의 모든 원인 제공자가, 정성호, 김민석, 봉욱 등이 아니라 이재명 자신임을 분명히 한 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이재명은 촛불의 의미를 건성으로 새겼다. 그는, 한편으로, K(한국)-촛불이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을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사법부가 선하다고 한다. 자신이 대통령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선한 사법부 때문이니까, 제도 자체를 악마화하지 말고, 핀셋 개혁을 하자고 한다.
이재명의 이 두 가지 발언을 종합하면, 그동안 든 촛불은 제도 개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쁜 사람을 쫓아내라고 들었던 것이 된다. 여기에 근원적 문제점은 그 나쁜 사람만 쫓아냈을 때, 다시 그 자리를 나쁜 사람이 채우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점이다. 사람을 쫓아내는 핀셋 개혁을 위해서 계속 촛불을 들어올리고, 이놈 저놈 사람 쫓아내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어야 하나? 정작 나쁜 놈 잡아야 할 검찰은 두 손 공수(拱手)하고 가만히 있는 판이다.
국회에서 검찰, 사법 개혁을 논하는 것은 사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는 사람 쫓아내는 곳이 아니라 입법하는 곳이다. 또 사람 쫓아내는 것은 개혁의 차원이 아니라 처벌이다. 그 처벌, 견제 기준으로서의 제도를 입법하는 것이 국회이고, 그 법에 따라 사람을 쫓아내는 것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의 일이다. 다만, 행정부가 안 할 때, 보충적으로 입법부가 나서서, 탄핵 소추할 수 있으나, 그것은 국회의 본업이 아니다.
그런데 이재명은 제도적 차원의 입법의 의미를 두고 나쁜 사람 쫓아내는 것으로 축소, 폄하했다. 이른바 대통령이 국회의 본질적 기능조차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대통령의 그간 행적과 이번 의견 개진을 통해 크게 세 가지 문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첫째, 국회 소관의 입법을 행정부 총리 산하로 옮겨온 것은 월권이며 위헌이다. 그래서 총리 산하의 검찰개혁 입법안은 원천적으로 무효이다.
둘째, 근원적 제도 개편이 아니라, ‘핀셋’으로 몇몇 인물 추려내기로 대통령이 검찰개혁 방향을 전도하는 것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에 따른 것이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지역 행정통합, 정당간 통합 화두를 들고 나온 것이 그 전초 작업의 일환이었다.
내란수습, 검찰, 사법 개혁이 초미의 관심이었던 그때, 대통령 이재명 혹은 청와대 발 두 가지 통합의 화두가, ‘블랙홀’같이 다른 모든 것을 빨아들여 무대 뒤로 밀어내 버렸다. 그때 이미 이재명의 주된 관심은 적어도 ‘제도적’ 검찰개혁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개혁을 뒷전으로 한 그의 관심은, 언제나 입에 달고 사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국정과제 제1호로 명기된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를 추진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셋째, 이재명만 태양같이 쳐다보며 검찰개혁이 손에 잡히는 줄로만 착각했던 민초 시민들이 ’멘붕(정신줄 놓기)‘ 상태에 빠졌다. 사람 하나만 보고 있었는데, 그이가 삼천포로 빠지려 하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그러하다. 이런 경우, 기대를 어그러뜨리는 이를 바로 축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 축출의 주체로서 시민 민중이 직접 나서야 한다. 걸핏하면 졸아서 겁먹고, 또 서로 작당하여 끼리끼리 부화뇌동하면서, 민의를 어기는 국회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위 첫째, 행정부 국무총리 산하 TF(특수임무단)가 입법부 권한을 위헌적으로 전용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추미애(국회 법사위원장)의 말을 빌리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래 논의되어 오던 검찰개혁법안이 갑자기 총리실 TF로 넘어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설명도, 협의도,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없이, 갑자기, 불투명하게 법사위안이 무력화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두고 유시민은 “이것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결정이다. 그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누가 그 결정을 주도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권위도 정치적 결정으로 입법권을 국회에서 빼앗아 행정부로 넘길 수가 없다. 국회의 입법권을 빼았아 전용하는 것 자체가 위헌, 위법하다. 이것은 국회안, 정부안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하냐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위헌의 총리실 TF 및 그 입법안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되며, 그 같은 위헌적 행위의 주체 및 협조자는 법적 제재와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및 탄핵소추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근대 국가 권력분립론의 선구자인 로크와 몽테스퀴외는 정부 권력을 크게 입법권과 집행권으로 구분했다. 이 중 입법권이 집행권에 절대적으로 우선한다. 입법이 선행되고, 그 법에 따라 집행부가 집행하며, 법을 어긴 이들을 처벌한다. 집행부가 거꾸로 입법의 기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때 사법권력은 집행권력의 일부일 뿐, 독립한 것이 아니다.
[참조: 몽테스퀴외는 집행권을 내치(시민법), 외치(만민법)로 구분하여, 입법권과 함께 3개의 권력이 되게 하였다. 여기에 우리가 말하는 사법권력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법권력은 행정부에 소속되거나, 시민으로부터 뽑힌 이들이 행사하는 시민권력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 둘째, 이재명은 수도권 1극체제 극복과 지역 살리기를 한다 하고, 지역행정통합 화두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런 목적들은 지역행정통합과 전혀 무관하다. 한편으로, 수도권 1극 체제의 극복은 극의 해체를 통해서 이루는 것이지, 다른 극을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수도를 모방한 다른 극을 만드는 것 자체가 설상가상의 폐해를 더할 뿐이다. 다른 한편, 지역 살리기는 행정통합이 아니라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더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대통령 이재명이 필연적 연관관계가 없는 행정통합을 종용하고 나선 것은 마치 검찰개혁이 제도적 차원이 아니라, ’핀셋‘ 차원으로만 하면 된다고 보는 독선과 궤를 같이 한다. 내용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절차에 있어서도, 그는 국회에서 오래 논의한 검찰개혁 논의를 갑자기 총리실TF로 넘기도록 하여, 국회 입법 영역을 침범했다.
해외 순방 중에 총리 김민석이 제2 정부안을 입법 예고 직전에 일방적으로 국회에 통보했다고 한다. 총리의 이 같은 작태가 대통령의 뜻을 어긴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 대통령 자신이 그 정부안이 자신의 뜻이라는 점을 밝혔다. 국회 입법의 검찰개혁을 행정부에서 전도하는 것은 지역행정통합, 정당간 통합 등과 같은 맥락에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기획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재명의 ‘국민주권론’과 ‘모두의 대통령’의 기치는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 서로 모순, 상반된 개념이다. 이재명은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허황한 기치를 걸고, 대통령 연임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 그 ‘자기 정치’가 해로운 이유는 검찰개혁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것”쯤으로 치부하고 뭉개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이 같은 수사(헛소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2월 이후 올해 1~2월에 걸쳐, 뜬금없이 행정통합 문제를 들고 나왔을 때, 지역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을 그는 “작은 욕심에 집착하는 이들”로 폄훼했다. 미루어 보면 앞으로 대통령 연임을 위해 개헌할 때도, 반대하는 이들은 사리에 매몰된 자로 폄훼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에게 대통령 4년 연임제는 대의를 위한 것이고, 반면, 검찰개혁을 목마르게 원하는 이들은 ‘초가삼간 태우려는 것’, 지역행정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은 ‘자기 정치’, ‘작은 사욕에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 판단은 이재명 자신이 내리는 것이다. 그런 것을 우리는 독선, 독재라 일컫는다.
위 셋째, 윤석열을 쫓아내고 열심히 이재명을 응원했더니, 그 이재명이 삼천포로 빠지려 하고 있다. 여기서 당황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제도가 아닌 사람을 추종하는 한국인의 봉건적 근성에 대한 근원적 반성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유시민은, 솔직히 자신도 구체적 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전제하에, 나름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힘으로 누르거나, (이번 총리실 TF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제2 정부법안 입법예고 직전에야 국회에 통보한 사실 관련하여) 일방적 통보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내부의 논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 적어도 검찰이 정치개입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개혁의 본질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셋째, 국민과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유시민의 의견 개진은 하릴없다. 내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할 때, 다수 국민의 뜻을 개무시하고 검찰 정치 개입의 문을 열어주려고 하는 세력을 앞에다 두고, 무엇을 종용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정치학의 ’기회와 창‘이란 개념을 빌어 왔다. 정치적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서 개혁이 가능한 시간,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그 적기라고 한다. 개혁을 원하는 대통령이 권력을 가지고 있고,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있으며, 시민사회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 그러하다고 한다.
이어서 그는 “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는 순간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물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그런 기회가 올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여기서 유시민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두 가지이다. 첫째, 대통령, 민주당 등이 개혁을 원하고 있으니, 개혁의 적기가 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이재명에게는 검찰개혁보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것’, ‘대통령 4년 연임제’, 또 주민투표를 무시한 행정통합 추진이 더 시급하고 불가피한 과제인 것으로 드러난다. 민주당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진정으로 검찰개혁 원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둘째, 유시민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그런 기회가 올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 것이다. 개혁은 기회를 기다려 하는 것이 아나리, 필요가 있으면 언제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 개혁의 주체는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이 되어야 한다. 국민이 언제나 스스로 발안하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유시민은, 개혁의 대상에는 검찰뿐만 아니라 공수처도 같이 넣어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근원적 문제는 검찰이나 공수처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입을 봉쇄하고 있는 정치권, 국민이 정치에 발언권을 행사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길을 막고 있는 이른바 ‘대의’ 과두정치의 위정자들이다.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소리높여 외치는 이들이 국민발안권은 애써 외면한다.
국민주권을 회복하지 못하면, 권력 오⸱남용의 질곡은 끝없이 전개될 것이다. 군인, 다음에 검찰, 다음에 판사, 다음에 또 누가 등장할지 모른다. ‘주인’의,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가 변변치 못하고, 위정자들이 끼리끼리 작당하여 배타적 연합체(카르텔)를 형성하기 때문이다.